카키색 겉감과 북극곰 무늬 안감을 이어 드디어 에코백을 완성했다. 바닥을 만들고, 뒤집고, 입구를 정리하면 끝나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끈을 고정하다가 바늘이 한 번 부러졌다. 완성한 모양만큼이나 그 순간에 배운 것이 기억에 남는다.

먼저 겉감과 안감의 바닥 모서리를 각각 10cm 길이로 박았다. 납작하던 천에 바닥면이 생기니 가방의 폭이 잡혔다. 모서리 한 곳을 접어 박는 작은 작업이지만, 완성했을 때의 모양을 만드는 부분이었다.

겉감과 안감을 연결할 때는 천의 겉과 겉이 서로 마주 보도록 놓았다. 가방 입구를 제외한 봉제 부분은 시접을 1cm로 잡아 박고, 안감의 한쪽 옆에는 약 20cm를 남겨 두었다. 나중에 가방 전체를 뒤집어 꺼낼 창구멍이다.
이 단계에서는 안쪽 시접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완성하면 보이지 않을 부분이지만, 뒤집기 전에는 겉감과 안감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남겨 둔 창구멍으로 겉면이 나오도록 뒤집었다. 이어 안감을 안쪽으로 넣고 입구 모양을 잡았다. 바깥은 짙은 카키색으로 차분하고, 안쪽에는 북극곰과 나무 무늬가 드러났다. 따로 보던 두 원단이 한 가방 안에 자리 잡으니 이제야 완성에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입구는 모양만 잡아 두는 데서 끝내지 않고 둘레를 따라 상침했다. 겉에서 한 번 더 눌러 박아 가장자리를 정리하는 과정이다. 길게 이어지는 선이라 바느질한 자리가 그대로 드러났다.

박고 난 가장자리에는 원단과 비슷한 색의 실이 나란히 이어졌다. 멀리서 보면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가까이 보면 이 한 줄이 입구의 윤곽을 잡아 준다.

가방끈도 입구에 착 붙도록 박음질했다. 문제는 끈과 몸판이 겹치는 부분이었다. 원단이 여러 겹 포개지면서 두께가 두꺼워졌고, 이곳을 박다가 바늘이 한 번 부러졌다.
이번에 배운 것은 두께 차이가 나는 턱에 노루발을 걸쳐 둔 채 시작하지 않는 것이었다. 평평한 곳에 노루발을 놓고 바느질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몸소 알게 됐다. 다음에 두꺼운 부분을 박을 때는 바늘이 내려갈 자리뿐 아니라 노루발이 어떻게 놓였는지도 먼저 살펴보려 한다.

끈까지 고정한 뒤에는 마지막으로 안감의 창구멍을 상침해 막았다. 뒤집으려고 남겨 둔 틈까지 닫고 나니 가방 만드는 일이 끝났다.
입구를 펼쳐 보니 무늬 안감과 안쪽 주머니가 함께 보인다. 바깥에서 볼 때는 단정한 카키색 가방인데, 열면 전혀 다른 분위기가 나온다. 안감까지 이어 붙이고 나서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바늘 하나를 부러뜨리기는 했지만, 바닥부터 입구와 끈까지 내 손으로 마무리했다. 이 가방을 들 때면 끈이 겹친 두꺼운 자리도 한 번쯤 눈에 들어올 것 같다. 다음 바느질에서 기억해 둘 경험까지 담긴 에코백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