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을 계속 만들고 있다. 지난번에 바닥 심지를 대고 끈까지 만들어 뒀으니, 오늘은 그 끈을 본판에 붙이는 날이었다. 할 일은 두 가지. 가방끈을 달고, 바닥에 천을 덧대는 것.
시작할 때는 이렇게 생각했다. 끈 네 줄 박고 바닥 한 장 붙이면 끝나겠지. 결과부터 말하면 끈 다는 데만 오전을 다 썼다.
먼저 끈 자리부터 잡는다
본판을 작업대에 쫙 펼쳐 놓는 것부터 시작했다.

가운데를 세로로 가로지르는 띠가 바닥이 될 자리, 양옆의 흰 초크선이 나중에 접힐 자리다. 오늘 어디에 뭘 붙이는지 전체 그림을 먼저 봐 두고 시작했다.
그다음 재단할 때 그어 둔 초크선을 기준으로 손잡이 끈을 얹고, 시침핀 대신 주황색 종이테이프로 눌러 붙였다.

핀을 꽂아 볼까 하다가 그만뒀다. 캔버스가 두꺼워서 핀이 잘 들어가지도 않고, 들어가더라도 그 두께 때문에 천이 들뜬다. 테이프로 여러 군데 툭툭 눌러 두니 끈이 제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사진 속 주황색 조각이 열두 개쯤 되는데, 저게 다 “여기서 움직이지 마라"는 표시다.
양쪽 끝에 파인 네모 홈은 바닥 옆단 10cm를 만들려고 미리 잘라 둔 자리다. 이 홈 덕분에 나중에 모서리를 접어 박기만 하면 옆면이 생긴다.
상침이 밖으로 빠졌다
끈 둘레를 따라 가장자리에서 얇게 상침을 넣었다. 끈 폭 안쪽으로 1~2mm쯤 들어간 자리를 박아야 하는데, 이게 생각처럼 안 됐다.

직선은 그럭저럭 따라갔다. 문제는 모서리다. 끈 끝에서 방향을 꺾는 순간 바늘땀이 끈 밖으로 슬쩍 빠져나갔다. 천 위에 혼자 떠 있는 실선이 되어 버린 것이다. 뜯고 다시 박았다.
캔버스는 한 번 뚫으면 구멍 자국이 남는다. 뜯어낸 자리를 손톱으로 문질러서 결을 세우고 다시 올렸는데, 눈 밝은 사람이 보면 티가 날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바늘이 부러진 순간
두 번째 끈을 박다가 “탁” 소리가 났다. 겉감과 끈, 거기에 접어 넣은 시접까지 겹쳐서 제일 두꺼워진 지점이었다. 바늘이 그 두께를 못 이기고 부러졌다.
11호를 쓰고 있었는데, 14호로 갈아 끼웠다. 같은 자리를 다시 지나가니 이번엔 아무 저항 없이 쑥 들어갔다. 진작 바꿀걸. 천 두께에 맞는 바늘을 고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부러진 바늘 하나로 확실히 배웠다.
바닥은 따로 만들어 감싼다
끈을 다 붙이고 나서 바닥 작업으로 넘어갔다. 짐을 넣으면 하중이 제일 많이 걸리는 곳이라, 겉감 한 장으로는 못 미더웠다.
그래서 바닥에 두를 천을 따로 만들었다. 긴 띠 모양으로 재단해서 양쪽 가장자리를 접고 상침으로 눌러 둔 다음, 본판 바깥에서 한 번 감싸듯 얹었다.

이번엔 핀을 썼다. 띠 하나만 얹는 거라 두께가 감당할 만했다. 양쪽 가장자리를 따라 핀을 촘촘히 꽂아 나갔고, 끝부분은 본판의 네모 홈과 선이 어긋나지 않게 맞췄다. 여기가 틀어지면 바닥 옆단이 삐뚤어진다.
핀을 따라 가장자리에 상침을 넣어 바닥 천을 본판에 고정했다. 이 띠가 가방 밑면을 바깥에서 한 바퀴 두르면서, 짐 무게를 겉감 혼자 받지 않게 나눠 준다.

끈과 바닥 천이 모두 박힌 뒤 가까이서 본 모습이다. 세로로는 끈 양옆을 따라 상침선이 두 줄씩, 가로로는 바닥 천 가장자리를 따라 상침선이 지나간다. 자른 실밥이 그대로 늘어져 있는데, 저건 나중에 한꺼번에 정리하기로 했다.
오늘의 결론
끈 다는 일을 너무 쉽게 봤다. 직선 네 줄 박으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모서리마다 방향을 바꿔야 하고 두께가 계속 달라진다. 미싱이 알아서 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속도를 조절하고 천을 붙잡아 줘야 하는 구간이었다.
배운 건 두 가지다. 하나, 두꺼운 천에는 핀보다 테이프가 낫다. 둘, 바늘이 안 들어가면 힘으로 밀지 말고 굵은 걸로 바꾼다.
다음은 옆선을 박고 바닥 모서리를 접어 올릴 차례다. 드디어 평평한 천이 입체가 되는 단계인데, 벌써부터 모서리에서 한 번 더 헤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