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사 놓은 꽃무늬 옷감이 있어 원피스를 만들기로 했다. 짙은 바탕에 밝은 꽃과 잎이 이어지는 천이다. 펼쳐 놓은 옷감을 앞에 두고, 우선 상의 부분부터 치수를 정해 패턴을 그렸다.

앞판과 뒤판을 나란히 놓으니 목둘레와 진동의 모양이 눈에 들어온다. 앞뒤를 구분하는 글씨와 방향 표시도 해 두었다. 이렇게 패턴만 펼쳐 놓았을 때는 이제 천에 모양을 옮기면 되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막상 옷감을 다루기 시작하니 그 과정이 꽤 까다로웠다.

천 위에 패턴을 얹고, 시접 1cm를 두어 윤곽을 그려 주었다. 패턴이 움직이지 않도록 둥근 누름쇠를 올려 두었지만, 얇고 힘이 없는 옷감의 모양을 잡는 데도 신경을 써야 했다.
선을 따라 그리는 일보다 그 밑의 천을 반듯하게 두는 일이 더 어렵게 느껴졌다. 패턴 모양대로 옮기려면 원단이 흐트러지지 않아야 해서, 빨리 그려 끝낼 수가 없었다.

앞판도 같은 방식으로 작업했다. 종이 위에서는 또렷하던 곡선을 부드러운 천 위에 그대로 옮기려니 손이 더뎠다. 옷감의 형태를 잡고 선을 이어 가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번 작업에서는 원단이 얇다는 게 손에 꽤 크게 와닿았다. 패턴을 다 그렸다고 한고비를 넘긴 줄 알았는데, 그 모양을 천에 옮기는 데도 만만치 않은 수고가 들었다.

작업한 조각들을 나란히 펼쳐 놓으니 앞뒤 모양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 두었던 꽃무늬 천이 조금씩 옷의 형태를 갖춰 가는 것 같았다.
아직 원피스로 완성하려면 할 일이 남아 있지만, 우선 상의 패턴을 뜨고 옷감에 옮기는 단계까지 해냈다. 이번에는 선을 그리는 것만큼 천의 모양을 잘 잡아 두는 일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